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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 때 우산 되어주는 손해보험…'경기 방어株'로서의 위상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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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이전보다 큰 비가 자주 내린 것 같다. 지난 8월 초 수도권에 내린 폭우가 수많은 이들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간 이어, 9월 초에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남부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올해 대규모 비 피해가 기후 위기에 따른 영향인지 장담할 수 없지만, 과거보다 빈도가 증가한 건 확실해 보인다. 앞으로 발생할 태풍이 한반도에 별다른 영향 없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폭우, 태풍 등이 발생했을 때 가장 좋은 건 아무런 피해 없이 넘어가는 것이겠지만, 불가피하게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게 손해보험이다. ‘우연한 사고로 생길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이라는 사전적 정의처럼, 손해보험은 가입자가 입은 다양한 피해를 일부 혹은 전부 보상한다. 침수된 차량은 자동차보험이, 불이 난 공장은 화재보험이, 손상된 논밭은 농작물재해보험이 보상한다(물론 손해보험사도 재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실제 손해보험사의 부담은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보다는 작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오면 병원비는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우리 집 아이가 깬 이웃집 유리창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이처럼 손해보험은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보장해, 가입자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손해보험은 가입자와 국민의 걱정만 줄여주는 게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손해보험주는 투자자의 걱정을 줄여주는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다. 통상적으로 손해보험업은 다른 업종보다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통신, 유틸리티 업종처럼 ‘경기 방어주’로 분류된다. 특히 올해처럼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 안정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여주는 손해보험주는 투자자 입장에서 편안한 선택지다.

손해보험주는 주주 환원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여러 업종의 기업들 중 금융업종이 대체로 주주 환원율이 높은 편이며, 손해보험도 그 중 하나다. 기업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방법은 크게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소각이 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은 배당금 지급을, 메리츠화재는 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활용한다. 주요 상장 손해보험사들의 연간 주주 환원 규모는 대략 순이익의 25~50% 정도다.

올해 물가 및 금리 급등, 경기 침체 가능성 확대로 주식시장은 매우 부진했지만, 경기 방어적인 업황과 높은 주주 환원 정책을 바탕으로 손해보험주는 대체로 선방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올해 주요 손해보험주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코스피지수보다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손해보험주의 방어적 역할은 내년에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보험업계의 부채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평가액이 크게 달라진다. IFRS17은 부채를 여러 가정(금리, 손해율, 유지율, 사업비율 등)을 바탕으로 시가 평가하며, 가정만 적절하다면 보험사의 이익 안정성은 이전보다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아직은 전환 전이어서 보험사별 재무제표를 추정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지만, 내년 대부분 보험사는 이익이나 기업가치가 지금보다 크게 향상되고 안정성까지 높아지면서 방어주로서의 위상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당장 내년은 아니더라도, 증가한 이익은 점진적으로 주주 환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기본적으로 손해보험업은 재무제표가 복잡하고 산업도 이해하기 어려워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친근하게 접하기 어려운 업종 중 하나다. 하지만 확실한 건 손해보험은 비가 올 때 우산 같은 존재다. 평소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아도 가입자가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었을 때 손실을 보상해준다.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서 손해보험주는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안정적인 실적과 높은 주주 환원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 준다.

올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실적도 개선됐기 때문에 주요 손해보험주 주가수익비율(PER)은 4~7배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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