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많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를 떠올린다. 브람스의 고독하고 쓸쓸했던 인생과 진중하고 우수에 찬 음악이, 낙엽이 뒹구는 가을의 이미지와 어울린다고 여겨서다.
가을에 자주 들리는 브람스 작품 중 대표적인 음악이 교향곡 3번 3악장이다. 영화와 드라마, 대중음악 등에 널리 쓰여 대중적으로 잘 알려졌다. 특히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영화화한 잉그리드 버그먼, 앤서니 퍼킨스, 이브 몽탕 주연의 1961년 작 ‘굿바이, 어게인’의 주제음악으로 사용된 후 더 유명해졌다.
알레그레토보다 약간(poco) 빠른 ‘포코 알레그레토’의 템포로 약 6분간 이어지는 c단조 악장이다. 애수 어린 12마디 주제 선율이 3박자의 왈츠풍 리듬을 타고 전반부와 후반부에 세 번씩 반복된다.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을 달콤쌉싸름한 선율을 첼로가 먼저 연주하면 바이올린이 한 옥타브 높게 이어받은 후 플루트와 오보에, 호른이 함께 노래한다. A플랫장조의 중간부를 거쳐 다시 c단조로 호른과 오보에가 독주로 주제 선율을 연주한 후 제1 바이올린의 합주로 마무리된다. 어떤 악기의 음색이 가을의 감성과 가장 잘 맞는지 비교하며 들어봐도 좋을 듯싶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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