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항암 후보물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다. 이를 기반으로 항암제 분야에서도 대규모 기술수출에 나선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사진)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행사장에서 만나 “차별화한 물질로 이중항체 신약의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행사에서 구두발표를 통해 ‘ABL602’의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CLL1 항체와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하는 CD3 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정상 조혈모세포는 공격하지 않으면서 CLL1이 발현된 백혈병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표적으로 삼도록 설계했다. 2024년 임상 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비임상 단계인데도 구두발표 대상으로 선정될 만큼 관심을 받았다”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오는 1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단백질 항체 엔지니어링 학회(PEGS)서 CD3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ESMO에서 발표한 것이 혈액암 타깃이었다면 PEGS에서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후보물질을 소개할 계획”이라며 “위암, 췌장암 등이 그 대상”이라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초 10억6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프랑스 사노피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지난 1월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를 적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ABL301)을 사노피에 기술이전했다.
이 대표는 ESMO 기간에 사노피 관계자와 세 차례 미팅을 하고 ABL301 임상 전략 등을 협의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다음달 초 ABL301 임상시험계획서(IND)를 허가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임상 1상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사노피와 항암 후보물질로 협업을 확대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랩바디-T가 적용된 ABL503과 ABL111 임상에서 확인한 부분관해(PR)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랩바디-T는 4-1BB 단백질을 겨냥해 암세포를 잡는 이중항체 플랫폼이다. ABL503과 ABL111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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