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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이어 웨스턴디지털도 부진한 매출을 예고했다. ‘반도체 겨울’이 닥칠 것이란 비관론이 퍼지자 월가에선 반도체 종목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데이비드 게클러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콘퍼런스에서 “지난달부터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 가격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시게이트와 함께 하드디스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이다.실적 전망을 내놨던 지난달보다 업황이 더 나빠졌다는 것이 게클러 CEO의 설명이다. 웨스턴디지털은 올 3분기 매출이 36억~3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지난달 예상했다. 팩트셋 전망치(47억5000만달러)를 최대 24% 밑도는 수치였지만 이보다 실적이 더 나빠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게클러 CEO는 “중국 시장의 회복 조짐이 없다. 대형 고객사들도 점점 (구매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올해 5~8월 매출 추정치가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68억~76억달러)를 밑돌 것으로 지난달 예고했다. 엔비디아의 8~10월 매출 전망치(59억달러)도 월가 예상(69억1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향후 12~18개월 동안 반도체 전 분야에서 재고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번스타인리서치는 경기침체 시 시장 수익률을 웃돌 만한 반도체 종목으로 브로드컴, AMD, 퀄컴 세 곳을 꼽았다. 브로드컴은 8~10월 매출을 월가 전망치(87억7000만달러)보다 높은 89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AMD는 PC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