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 일대에 시간당 최대 100㎜ 이상의 비를 소화할 수 있는 ‘대심도 빗물 터널’(빗물저류시설)이 2027년 들어선다.
서울시는 6개 침수 취약 지역에 대심도 빗물 터널을 짓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대심도 빗물 터널은 지하 40~50m 깊이에 지름 10m 크기의 대형 배수관이다. 비가 많이 내릴 때 빗물을 저장했다가 내보낼 수 있는 저류(貯留) 기능을 겸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강남역 일대 등이 물에 잠기자 11년 만에 대심도 빗물 터널 건설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단계로 이번에 침수 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와 도림천, 광화문에 2027년까지 대심도 터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강남역에 3500억원, 도림천에 3000억원, 광화문에 25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이어 2단계로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에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대심도 터널을 지을 예정이다.
강남역은 인근 역삼역, 서초역보다 10m 이상 낮은 ‘항아리 지형’이어서 폭우가 내릴 때마다 빗물이 고이는 침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는 강남역~신사동~한남대교 남단 구간(3.1㎞)에 시간당 110㎜ 이상의 폭우를 견딜 수 있는 터널을 지을 계획이다. 나머지 두 개 터널은 시간당 100㎜ 이상의 비를 소화할 수 있는 규모로 지을 방침이다. 광화문 일대는 종로구 효자동에서 청계천으로 3.2㎞ 길이의 지하 터널을 만드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도림천 사업은 동작구 보라매공원 인근 도림천에서 여의도 샛강까지 3㎞ 구간에 물길을 내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대심도 터널 건설이 완료되면 이들 3개 지역의 침수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이 들어선 양천구 신월동 일대는 지난달 시간당 60㎜가량의 집중호우에도 침수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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