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상품수지가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8월엔 경상수지마저 적자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이 7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상품수지는 1년 전보다 67억3000만달러 줄며 11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2012년 4월(-3억3000만달러) 후 10년3개월 만이다. 상품수지는 국경을 넘나드는 수출입만을 계산하는 무역수지와 달리 해외 법인의 제3국 수출까지 반영한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66년 만에 최대 적자(-94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상품수지는 양호하다”고 했었는데, 상품수지마저 적자로 나타난 것이다.
원자재 수입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35.5%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적자의 주요 요인이 됐다. 석탄이 110.0%, 원유 99.3%, 가스는 58.9% 증가했다. 반도체(23.8%) 등 자본재 수입이 7.6% 늘었고, 곡물(28.2%)과 가전제품(21.3%)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도 8.5% 증가했다.
상품수지 악화로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3개월 연속 흑자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흑자 폭이 66억2000만달러(-85.9%) 줄었다. 월간 감소폭으론 2011년 5월(-79억달러) 후 11년2개월 만의 최대다.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258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94억6000만달러) 대비 235억9000만달러 줄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가 적자를 보인 것은 대부분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 때문”이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수출물량 축소도 일부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8월에는 경상수지도 적자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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