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 종묘제례악이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 독일에서 울려 퍼진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12일(현지시간) 베를린필하모닉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7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홀, 23일 뮌헨 프린츠레겐트극장, 27일 쾰른필하모니 콘서트홀에서 종묘제례악을 공연한다고 7일 밝혔다.
독일 4개 도시 순회공연은 세계적 클래식 음악축제인 베를린 음악축제와 뮌헨 음악제가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을 초청작으로 선정한 것을 계기로 성사됐다. 두 축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빈리히 호프는 올해 ‘한국-독일 문화교류협정 50주년’을 맞아 국립국악원에 공연 의사를 타진했다. 그는 2015년 프랑스 파리 국립샤오이극장 무대에 오른 종묘제례악 공연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매년 9월에 열리는 베를린 음악축제는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이 클래식과 현대음악에서 혁신적인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축제다. 올해도 주최 측인 베를린 필하모닉을 비롯해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런던 심포니, 미국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이 참가했다.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 공연은 이번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열린다. 10일 토마스 아데스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과 14일 필리프 헤레베헤가 이끄는 실내악단 콜레기움 보칼레 헨트의 공연 사이에 축제의 메인 공연장인 베를린필하모닉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13일 오전 3시부터 열리는 공연 실황은 이번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온라인 플랫폼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베를린 음악축제는 종묘제례악에 대해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적인 한국의 제향(祭享) 의식”이라며 “기악 노래 무용 의상이 결합한 일종의 종합 예술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순회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48명과 무용단 16명 등 총 64명이 무대에 올라 악(樂) 가(歌) 무(舞)가 결합한 ‘모태평’과 ‘정대업’으로 구성된 종묘제례악의 전 악장을 연주한다. 공연 시간은 약 70분이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고전음악에서 현대음악으로 넘어간 이후에 화성을 파괴하는 음악을 접한 독일인들에게 서양 조성체계를 벗어난 한국 전통음악은 신비롭고 현대적으로 들릴 것”이라며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모인 축제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품격 높은 한국 전통음악의 깊이와 맛을 서양음악의 본고장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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