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상수지 흑자 둔화
무역수지가 지난달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정부가 안심하는 이유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47억8000만달러다. 지난 6월까지 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나타내고 있다.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417억6000만달러로, 올해 40.6%(-169억7000만달러) 급감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경상수지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이날 “경상수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 국가부채 역대 최대
대외건전성을 따져볼 수 있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인 국가부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국가부채는 219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214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2057조4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이 가운데 정부가 실질적으로 상환해야 하는 국가채무(D1)는 작년 967조2000억원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년 전보다 11%포인트 상승한 47%로 치솟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대로라면 2070년 국가채무비율이 7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3) 외환보유액은 감소세
외환보유액과 관련해서도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4692억달러)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도 7월 대비 21억8000만달러 줄었다. 올해 들어서만 267억달러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 4364억3000만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2012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지만 일각에선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에 3400억달러가량 미달한다. (4) 단기외채 비율 40% 넘어
단기외채 비율은 10년 만에 다시 40%를 넘어섰다. 단기외채는 1년 이하 만기로 외국에서 빌려온 대외채무다. 6월 말 기준 단기외채 비율은 41.9%로, 2008년 금융위기(79.4%) 때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말(35.6%)과 비교하면 6.3%포인트 늘어났다. 지난 10년 평균(33.8%)을 웃돌기도 한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주장은 국가 부도는 나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게 곧 위기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꺾이는 등 앞으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릴 요인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