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화의 일익을 담당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반도체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올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으로 입사한 주성환 씨(33·오른쪽)는 이렇게 말했다. 주씨는 1984년부터 1989년까지 5년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일한 주봉식 씨(61·왼쪽)의 아들이다. 대를 이어 ‘삼성 반도체인’으로 활약 중인 주씨의 얼굴엔 열정과 자신감이 넘쳤다.
삼성전자는 6일 사내 인트라넷 ‘추억은 사랑을 담고’에서 주씨 부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한 직장, 특정 분야에서 근무하는 일이 흔하지 않은 만큼 사내에서도 이들의 사연을 주목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주성환 씨는 D램 설계팀에서 HBM 설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HBM은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이끌어갈 제품으로 거론된다. 주씨는 “아버지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면 나는 메모리의 미래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씨 아버지인 주봉식 씨는 1980년대 기흥 반도체연구소에서 근무하며 64K D램과 256K D램을 개발, 검증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64K D램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산업에 처음 진출한 제품이다. 삼성 반도체 신화의 싹을 틔울 수 있게 한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기반으로 1992년 64M D램 개발에 성공했고,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때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메모리는 30년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주성환 씨는 “마치 반도체라는 마라톤 계주에서 바통을 이어받고 달리기를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며 “더 훌륭한 결과물을 내는 데 보탬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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