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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우리 실력 몰라주나"…화웨이의 하소연 [배성수의 다다IT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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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과 연결되는 고속도로를 차로 달리다 보면 화웨이를 선전하는 초대형 크기의 옥외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방콕을 방문한 전 세계 여행객의 시선이 가장 먼저 모이는 ‘알짜배기’ 광고를 화웨이가 차지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화웨이는 지난 수년간 태국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 지원해 왔다”며 “화웨이는 태국 국민들에게도 자국 브랜드만큼 친숙하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미국 정부에 발이 묶여 왔던 화웨이가 최근 들어 아태지역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5세대(5G) 통신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화웨이는 이미 전 세계 5G 트렌드를 주도하는 1위 통신장비 공급사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글로벌 5G 장비 시장서 압도적인 선두(점유율 28.7%)를 차지했다. 에릭슨(15%)과 노키아(14.9%), ZTE(10.5%), 삼성전자(3.1%) 등은 그 뒤를 이었다.


동남아에선 특히 ‘디지털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는 태국이 주요 공략 국가다. 태국은 2020년부터 2.6GHz 주파수로 5G를 상용화한 뒤 적극적으로 공공·민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화웨이가 있다. 화웨이는 태국 정부와 함께 의료, 교육, 농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취지로 태국 5G 얼라이언스를 운영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현재 화웨이와 손잡고 ICT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12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중장기 국가발전계획 '타일랜드 4.0'을 추진 중이다.

화웨이는 앞선 5G 기술력을 바탕으로 클라우드와 비즈니스 서비스 등 주력 사업을 위주로 아태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방콕에 위치한 화웨이 아태지역 본사 건물 내 위치한 고객솔루션혁신센터에서 이러한 화웨이의 5G 사업의 현황을 엿볼 수 있었다. 이곳은 화웨이의 독자 운영체제(OS)인 '하모니OS관', 5G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맡은 '성공적인 5G 비즈니스 관', 정부와 지자체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디지털 전환관', 클라우드 인프라 장비를 구현한 '지능화 관' 등이 있다.


특히 구급차 입원, 인공지능 보조진단부터 퇴원 후 원격의료까지 이뤄지는 스마트병원과 농작물을 원격으로 재배하는 원격 트랙터 등 화웨이의 5G 기술로 구현한 각종 솔루션이 눈에 띄었다. 5G로 교통 흐름을 분석해 도로가 막히지 않도록 돕는 도심 내 교통체계부터 CC(폐쇄회로)TV 등을 총망라한 스마트시티를 구현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화웨이가 올해 출시한 폴더블폰 메이트Xs2, P50포켓을 비롯해 스마트폰, 태블릿PC, 워치 등 모바일 기기와 이를 TV와 가전과 연결하는 하모니OS의 유기적인 연결 모습도 전시돼 있다.

화웨이가 모든 아태지역 국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국에선 성과가 저조하다.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 화웨이를 장비 공급사로 배제한 것도 아닌데 한국 시장에선 특유의 반중(反中) 정서 탓에 입지가 날로 줄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 아태지역 관계자는 “화웨이는 상당수 국가 5G 시장에서 대부분 1위~2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방콕=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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