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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센터장 "공짜표 없는 전통 잇겠다…재개관 첫날도 초대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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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간의 서울 ‘강남 시대’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강서구 마곡동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LG아트센터 서울’에는 없는 게 두 가지 있다. 일단 유명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테이프를 자르는 개관식이 없다. 그리고 무료 초대권이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51·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공연장처럼 개관식을 열고 초청 인사를 대상으로 첫 공연을 올리려고 했다”며 “하지만 공연장은 관객 중심이라는 생각에 오랜 논의 끝에 개관식을 없애고 첫 공연인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런던심포니 협연을 유료 판매하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 센터장은 역삼동 아트센터 개관을 준비하던 1996년 사원으로 입사해 공연기획팀장, 공연사업국장 등을 거쳤다.

‘초대권 없는 공연장’은 2000년 개관 때부터 LG아트센터가 고수해 온 정체성이다. 공연계의 관행과도 같은 초대권을 없앤 이유가 뭘까. 이 센터장은 “다른 극장과 차별화한 공연을 꾸준히 소개하려면 초대권 없이 유료 관객으로 채워야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며 “길게 보면 공짜표는 공연 생태계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월 13일 재개관에 맞춰 여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런던심포니 협연 공연에서 초대권을 없앤 것도 이 같은 철학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이 센터장은 “개관식과 개관 공연 초대권을 없애는 대신 티켓 판매 수익금은 한국메세나협회에 기부해 공연예술 성장 및 발전에 재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성진·런던심포니 공연은 티켓 구매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40초 만에 전석 매진됐다.

새 단장을 마친 LG아트센터의 키워드는 ‘확장’이다. 새 공연장의 연면적은 4만1631㎡로 역삼동 공연장(2만1603㎡)의 두 배에 달한다. 기존 1100여 석 규모의 단일 공연장에서 1335석 규모의 대극장 ‘LG 시그니처 홀’과 가변형 소극장 ‘유플러스 스테이지’(365석) 등으로 늘어났다. 이 센터장은 “객석 규모뿐 아니라 교육시설을 비롯한 각종 부대시설을 추가했다”며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건물을 디자인한 데다 바로 옆에 서울식물원 등이 있기 때문에 공연장을 찾는 것 자체만으로 휴식과 영감을 주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콘텐츠의 종류도 더 넓은 스펙트럼으로 확장한다. 공연 프로그램 구성을 기존 해외 초청 공연 위주에서 국내 제작 공연을 늘리는 방향으로 세웠다. 이 센터장은 “역삼동 시절에는 대극장밖에 없어 실험적인 국내 창작 공연을 올리기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소극장도 생겼고,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국내 아티스트도 많이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10월 13일부터 12월 18일까지 이어지는 ‘개관 페스티벌’은 전체 공연의 70%가 국내 공연이다. 팝 밴드 이날치와 소리꾼 이자람, 일루셔니스트 이은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무대를 올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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