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언론사에는 매일같이 신간 소포가 배달됩니다. 책소개를 바라는 출판사들이 꼬박꼬박 보내줍니다. 일주일이 되면 100권이 넘게 쌓이는데 지면의 제약으로 그 중에서 몇 권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문사들은 어떤 책을 골랐을까요. 신문사 6곳이 주말마다 제공하는 서평들의 아이템을 분석해서 매주 전해드리겠습니다. 신간 한 권 사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도 자살을 권유하지 않습니다만 존엄사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팽팽합니다. 인간답게 죽고 싶다는 목소리도 많기 때문입니다. 신간 <죽음의 격>은 존엄사를 다룬 책입니다. 지난주와 이번주에 걸쳐 조사 대상 6개 신문사 가운데 5개 신문사가 서평을 다룰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인간다움을 지키며 존엄사 할 수 있을까(한국경제신문)’ ‘그들은 왜 그토록 죽음을 앞당길 권리를 원했나(경향)’ ‘죽음은 고통의 해결책이 될 수 있나(동아)’ ‘부유하고 교육받은 백인일수록 존엄사를 원했다(조선)’ 등의 제목으로 보도됐습니다.
저자는 다큐멘터리 ‘죽음의 시간’을 제작해 프레그먼츠 영화제에서 최고 장편상을 수상한 케이티 엥겔하트입니다. 엥겔하트는 책을 쓰기 위해 수년간 취재를 했습니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는 존엄사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다만 “일부 사례는 너무 자세하게 묘사해 불편한 느낌이 들 정도”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6월 15일 존엄조사력사법(연명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할까요. <죽음의 격>은 아주 묵직한 주제를 던져 줍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사피엔스가 ‘맛보다’의 뜻에서 비롯돼 ‘식견이 있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는 주장을 들은 적이 있으신가요. <딜리셔스>라는 책이 4개의 신문사에서 ‘냄새·맛 동시에 느끼는 인간… 미식(美食)으로 인류 진화사를 읽다(조선)’ 등의 제목으로 소개됐습니다.
‘미식 본능이 인류의 진화를 이끌었다고?(한국)’ ‘더 맛있게 먹고 싶은 욕망이 인류의 진화를 도왔다(동아)’ 등의 제목도 책의 특징을 잘 알게 해 줍니다. 진화생물학자와 인류학자인 롭 던과 모니카 산체스 부부가 함께 지은 책입니다. 책에는 매머드 고기가 맛있다고 느낀 인류가 매머드의 씨를 말려버렸다는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몸은 짠 맛이 당기도록 진화했다(한국경제신문)’는 서평이 더욱 흥미를 끌었습니다. 고대 인류와 동물은 음식에 어떤 영양분이 들어 있는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었을까요. 임근호 한경 기자는 “인간은 체내에 일정 농도의 염분이 필요했기 때문에 짠맛을 맛있다고 느끼도록 됐고, 쓴맛은 음식에 독이 포함돼 있을 수 있었기 때문에 피하게 됐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왜 매운맛을 좋아할까요.
이 외에도 <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 <브레이킹 바운더리스>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키워드 동남아> <재수사(소설)> 등이 2곳의 신문사에 소개됐습니다. <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는 한림대 강단에 섰던 조형근 전 교수가 기득권이 된 진보 지식인에 대해 쓴 글입니다.
<브레이킹 바운더리스>는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재난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위한 과학 안내서(중앙)’입니다. 지난 4월 넷플릭스가 지구의 날을 맞아 공개한 동명의 다큐멘터리의 원작이라고 하네요.
병원에도 원인을 모르겠다고 하는데 항상 아프다고 하는 사람에게 ‘꾀병’이라는 말이 따라 붙기도 하지요. <우리 아픔엔 서사가 있다>는 그들의 일상을 제대로 파악해야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박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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