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졌던 40년 전 살인사건과 관련, 호주 법원은 검찰이 피고인으로 기소한 전 럭비 선수 크리스 도슨(74)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30일 디 오스트레일리안 등 현지 매체는 뉴사우스웨일스(NSW) 최고법원(이안 해리슨 판사)은 도슨이 40년 전인 1982년 1월 그의 아내 리넷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보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도슨이 'JC'로 알려진 자신의 제자이자 도슨 가족의 베이비시터였던 10대 소녀와 바람을 피웠고, 이혼 시 위자료 지급을 피하기 위해 아내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도슨은 아내가 광신적 종교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당시 네 살, 두 살인 두 딸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리넷이 가족과 아이들을 무척 사랑했고, JC와 도슨의 관계를 볼 때 도슨이 리넷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검찰의 주장에 "강한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유죄 판결에 도슨의 변호사는 항소하고 보석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슨에 대한 형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그가 보석으로 풀려나지 않는 이상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앞서 도슨 부부는 1970년 결혼했다. 1982년 1월 리넷이 사라졌고, 주위에서는 도슨이 그를 살해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땅에 묻혀 있던 리넷의 옷가지를 발견했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도슨에게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살인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후 도슨은 1984년 JC와 결혼했고, 1990년 두 사람이 이혼하면서 "도슨이 리넷을 죽였다"는 JC의 신고로 재수사가 이어졌지만, 검찰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그를 기소하지 않았다.
미궁에 빠졌던 사건은 2018년 5월 한 팟캐스트에 의해 급물살을 탔다.
디 오스트레일리안의 보도에 따르면 팟캐스트 '더 티처스 펫'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사건이 다뤄졌고, 2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송을 들었다.
이후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양한 증거들이 등장했다. 결국 NSW 경찰은 2019년 12월 도슨을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
호주 법률은 경범죄를 제외한 대부분의 범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법원은 약 4년 만에 도슨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고, 보석 중이던 도슨은 이날 다시 연행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