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11억달러(약 1조4800억원)어치의 무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에 대함미사일 60기, 공대공 미사일 100기 등의 무기 판매를 승인해줄 것을 의회에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판매 예정 무기에는 △AGM-84L 하푼 블록Ⅱ 미사일(약 3억5500만달러) △F-16 전투기에 장착되는 사이드와인더 전략 공대공 미사일 100기(8560만달러) △감시레이더 계약 연장(6억5540만달러) 등이 있다. 폴리티코는 이 안이 미국 의회에서 승인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휴회 등을 감안하면 다소 지연될 수는 있다고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3일 대만을 방문한 뒤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대만 언론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은 뒤 27일 동안 중국 군용기 398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벤저민 데이비스 미국 공군 장군이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중국은 앞서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은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대만과는 단교한 상태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합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관은 29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뒤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뉴노멀(새 표준)을 세우려고 하지만 미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만은 내년도 국방 예산을 올해보다 13.9% 증액한 5863억대만달러로 의결하는 등 중국에 맞서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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