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상위 20% 고소득 가구가 저소득 가구(하위 20%)에 비해 복지 서비스를 두배 가까이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가 제공하는 현물복지를 소득금액으로 환산한 결과다. 다만 소득대비 비중은 저소득가구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적 현물이전을 반영한 소득통계 작성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사회적 현물이전 소득은 가구 평균 842만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 사회적 현물이전 소득이란 국가가 제공하는 무상급식이나 무상 보육, 의료보험 등 현물 복지 서비스의 가치로 산출한 소득이다. 의료 부문 현물이전 소득이 평균 403만원, 교육 부문이 384만원으로 전체 사회적 현물이전의 93.5%를 차지했다. 가구 평균 소득 대비 사회적 현물이전 소득 비중은 13.7%로 집계됐다. 정부가 가구소득의 14%가량을 대신 지출해주는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사회적 현물이전 소득이 1058만원으로 가장 컸다.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현물이전 소득은 624만원에 그쳤다. 이같은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 분위가 높아질수록 평균 가구원 수가 많다 보니 의료, 교육, 보육 등에 관한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구소득 대비 현물이전 소득 비중은 소득 1분위가 48.2%로 가장 높았다. 1분위의 경우 가구 소득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을 정부가 복지 서비스를 통해 대신 지출해줬다고 볼 수 있다.
복지 서비스 공급이 분배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적 현물이전을 반영한 균등화 조정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282로 반영 전과 비교해 0.049 감소했다.
지니계수는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수치가 낮을수록 분배가 평등하다는 의미다.
조정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한 소득 5분위 배율(4.25배) 역시 1.60배포인트 개선됐고, 상대적 빈곤율(전체 인구 대비 중위소득 50% 미만 인구)도 함께 낮아졌다. 특히 은퇴 시기를 넘긴 66세 이상 연령층의 경우 사회적 현물이전을 반영한 상대적 빈곤율이 40.4%에서 23.9%까지 낮아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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