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민주당이)민생 하나를 본다면 종부세는 두말없이 오케이를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종부세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은 1가구1주택자의 종부세를 2020년 수준으로 맞추도록 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지난 2021년 선거를 앞두고 '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1가구1주택자에게 특별공제 3억원 추가, 고령자·장기보유자 납부 유예, 일시적 2주택자와 상속주택 보유자에 대한 특례를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다. 국민의힘은 조속히 처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3억원 특별공제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8월 말까지 종부세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세청의 고지서 발급 작업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수습이 불가능하다"며 "50만명이 혼동에 빠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생에 있어서는 선제적으로 협력한다'고 한 만큼 이슈를 보고받고 결정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총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전, 대형마트 의무휴업규제 등에 대해 언급했다.
IRA와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미국의 당국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이 문제가 대한민국에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알고 있고,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총리는 "미국처럼 우리도 보호주의로 가서 중국 대형버스를 막아야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도 밝혔다.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름대로 전략을 가지고 치밀하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전 유럽 출장을 가서 유치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이디어로 네이버 제페토 메타버스 공간에 부산 세계박람회 전시를 먼저 시작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의 부산 콘서트 기간에 숙박업소 요금이 크게 오른 것에 대해서는 "부산시장이 설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개선이 제대로 좌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규제 개선을)미뤘다기 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