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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으면 땅 주는 이탈리아보다 낮다…韓 출산율 '바닥 모를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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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하위인 한국의 출산율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떨어지면서 올해 연간 기준 0.7명대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합계출산율 0.8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출산율 독보적 꼴찌’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한 달에 2만 명도 안 태어나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1만8830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2만1504명에 비해 2674명 감소해 6월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에 월별 출생아 수가 2만 명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월에도 2만 명 붕괴 위기가 있었지만 2만7명이 태어나 가까스로 2만 명대를 유지했다.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작년 12월 1만7179명 출생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은 수의 아기가 태어났다.

6월에 기록한 12.4%의 감소율은 올 들어 가장 높다. 앞서 1월엔 1.2%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2월 -3.1%, 3월 -4.2%, 4월 -7.0%, 5월 -8.7% 등 감소폭이 매달 확대됐다.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4.5명에 그쳤다. 작년 6월 5.1명에 비해 0.6명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경남(-12.0%), 울산(-11.4%), 서울(-9.2%) 등의 감소폭이 컸다.
0.7명대 연간 출산율 현실화
올해 0.7명대 합계출산율이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2분기의 합계출산율이 연간 합계출산율과 비슷한 수준에서 확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합계출산율은 통상 1분기 가장 높았다가 4분기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12월생에 비해 신체와 두뇌 개발이 상대적으로 빠른 1월생이 학교 등에서 또래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기 쉽기 때문에 부모들이 최대한 연초에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가족계획을 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연간 합계출산율은 연초와 연말 사이에 있는 2~3분기의 출산율 수준에서 대체로 결정된다. 2분기 합계출산율이 0.82명이었던 지난해의 경우 연간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확정됐다. 2020년엔 2분기에 0.85명, 연간 0.84명을 기록했다. 2017~2019년엔 2분기 출산율이 연간 합계출산율과 일치했다.
‘압도적 꼴찌’…이런 나라 없다
올해 출산율이 0.7명대를 기록하면 세계 1위 저출산 국가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국보다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는 국가는 물론 비슷한 수준의 나라조차 없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는 이탈리아다. 출산율이 낮아 한때 셋째 아이를 낳으면 땅을 주겠다는 대책까지 내놨을 정도다.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1.24명(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뒤에서 두 번째로 낮지만 0.7명대 출산율을 걱정하고 있는 최하위 국가인 한국의 상황에 비할 바는 아니다.

선진국이 아닌 국가 중에도 한국보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없다. 세계은행(WB) 통계에 따르면 섬나라인 푸에르토리코(0.9명)와 도시국가인 홍콩(0.87명), 싱가포르(1.1명) 정도가 한국의 뒤를 이어 저출산 국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저출산 상황이 급격히 반전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출산 연령대 인구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단기적 재정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저출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혼인이 감소하는 것도 출산율 반등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혼인 건수는 1만4898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37건(8.2%) 감소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작년 동기보다 1.1% 줄어든 4만7734건을 기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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