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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IT기술과 '눈맞춤'…3D 얼굴 스캔·맞춤형 티타늄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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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산업은 흔히 사양산업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3차원(3D) 프린팅, 인공지능(AI) 스타일 추천 같은 첨단 정보기술(IT)을 안경산업에 접목한 업체가 속속 등장하면서 뜨거운 스타트업 격전장으로 변모했다. 인구 고령화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안경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인 맞춤형 안경 브랜드 ‘브리즘’은 최근 ‘맞춤형 티타늄 안경’을 선보였다. 티타늄 안경테는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게 장점이지만, 가공이 어려운 탓에 일반 소비자는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접하기 어려웠다. 브리즘은 3D 스캐닝, 3D 프린팅, AI 스타일 추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안경 제작 기술을 통해 맞춤형 티타늄 안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브리즘은 2017년 브랜드 출시 이후 모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눈동자 사이 너비, 콧등 높이, 귀 높이 등 소비자의 안면 데이터를 3D 스캐닝으로 분석한 뒤 세상에 하나뿐인 맞춤형 안경을 제작한다. 전문 안경사와의 1 대 1 컨설팅도 접목해 완성도를 높였다. 실시간 가상피팅 아이웨어 플랫폼 ‘라운즈’는 AI 이미지 인식 기술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안경테를 가상으로 미리 써보고 구매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라운즈에서 안경테를 구매해 배송받고, 오프라인 안경원을 찾아 렌즈를 구입하는 방식이다. 라운즈가 보유한 가상 안경테는 4552개에 달한다.

안경 제조사 아이블랭크는 지난해 경기 고양시에 안경테와 선글라스가 200개 이상 비치된 24시간 무인점포를 열어 이목을 끌었다. 이어 서울 강서구와 전북 군산시에도 점포를 냈다. 안경테를 골라 칸막이로 구분된 별도의 공간에서 일반 안경원처럼 검안과 조제가공, 피팅을 할 수 있다.

국내 안경산업의 시초는 1946년 대구에 설립된 안경공장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다. 1960~1970년대 저렴한 스테인리스스틸 안경테를 생산, 베트남전 파병 장병용 안경테를 미국에 납품하며 급성장했다. 이후 서울 아시안게임과 서울 올림픽 등을 거치며 국내 안경테 수출액이 급증하면서 한때 안경테 수출 세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안경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산 저가 안경테가 국산 제품을 빠르게 대체했고, 유럽 고가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토종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안경테 제조업체는 10인 미만 영세 규모가 대부분으로 통계조차 제대로 작성되지 않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안경 렌즈 역시 일본 호야, 프랑스 에실로룩소티카 등 수입 브랜드가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안경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배경으론 글로벌 안경 시장 규모가 183조원, 국내 시장만도 2조7000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안경 시장 규모가 작지 않고 성장세마저 꾸준한 점이 꼽힌다. 젊은 층의 고도근시 및 평균 수명 연장에 따른 노안 인구 증가로 현재 전체 인구의 절반 수준인 안경 착용률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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