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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베개' 블랭크 몸값 고작 1000억…호텔롯데 2대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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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8월 23일 08: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가 '마약베개'로 유명세를 탄 커머스 스타트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에 오른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국내에 SNS를 활용한 마케팅 열풍을 열며 한 때 차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비상장사)으로 각광 받을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이번 투자유치 과정에선 기업가치가 1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23일 유통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지분 18%를 매수하기로 이달 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발행한 신주를 호텔롯데가 인수하는 구조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회사의 기업가치는 1000억원대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설립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마케팅으로 소비자에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미디어커머스 전략을 유통업계에 처음으로 선보여 주목받았다. '마약베개', '필터 샤워기' 등 대표 상품들이 입소문을 탔다. 창업 3년여만인 2018년 매출 1262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초 벤처캐피탈(VC)에서 투자유치를 받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3000억원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시장에선 미디어커머스의 성장 기대감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1조원의 유니콘 후보로 꼽혔다. 2019년엔 코스닥 상장(IPO)에도 나섰다.

하지만 미디어커머스 사업의 성장 기대감이 꺾이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인식이 퍼졌다. 2019년 9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매출도 2020년 1624억원에서 지난해엔 1210억원까지 쪼그라들면서 성장성도 둔화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2019년 이후 오리지널컨텐츠 제작,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및 여행업 진출 등 신사업으로 활로를 찾았지만 적자만 누적됐다.

투자자 사이에선 매출의 30~40%에 달하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상장 시기도 매년 미뤄졌다. 이 사이 운전자금이 소진돼 글로벌 PEF 등을 중심으로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와 경영권 매각 등을 모두 열어두며 물밑 접촉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결국 추가 자금 확보가 미뤄지면서 호텔롯데 측이 제시한 1000억원대 기업가치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 주체는 호텔롯데 내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월드사업부에서 주도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보유한 지적재산권(IP)와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해 롯데월드몰 등 오프라인 매장과 e커머스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다. 그룹 e커머스인 롯데ON과의 시너지 발굴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투자를 받기 전 블랭크코퍼레이션 지분 구성은 창업자인 남대광 대표가 71.08%를, SBI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투자를 완료하면 지분 18%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오르게 되고 남 대표 등의 지분은 줄어들게 된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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