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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전기요금 인상 놓고 눈치만 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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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으로 정부의 암묵적인 재정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1일 ‘2021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마디로 공기업인 한전이 급속히 회사채 발행을 늘리다가 못 갚아서 국민 혈세로 메꿔줄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의 회사채 발행액은 2020년 4조7000억원, 2021년 11조1000억원에 이어 올해 18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발행 잔액은 지난해 말 38조1000억원에서 올해 말 51조5000억원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한전은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회사채 발행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12일 올해 2분기 6조516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상됐던 적자액(약 5조37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규모였다. 약 30조원으로 점쳐졌던 올해 전체 영업적자도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단가에 반영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단가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LNG 연료단가는 21일 t당 157만7136원을 기록했다. 연료단가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LNG 가격이 치솟으면서 LNG를 사용한 발전기의 발전단가를 의미하는 연료비단가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LNG 연료비단가는 ㎾h당 213.85원으로 전달(156.90원/㎾h) 대비 36.3%나 치솟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가능한 한 전기요금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에너지 업계는 이 장관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오는 10월 예정된 기준연료비 인상분(4.9원/㎾h)이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것 외에 연내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시장원칙이 작동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전력 시장·요금체계 조성’을 약속했다. 회사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연료비까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전기요금을 억누르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시장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당장 국민들에게 전기요금 인상의 부담을 적게 하더라도 추후 한전에 혈세를 투입하면 ‘조삼모사’가 된다. 이대로 한전 부실을 방치할 경우 전력공급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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