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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면세점 업체 중국여행그룹중국면세(중국중면)가 홍콩거래소 2차 상장으로 2조7000억원을 조달한다. 올해 들어 홍콩증시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다.
지난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중면은 최근 홍콩 IPO 공모가를 158홍콩달러(약 2만7000원)로 결정했다. 희망가 상한인 165.5홍콩달러에는 못 미쳤다. 중국중면은 현재 본토 상하이증시에 상장해 있다. 상하이증시 기준 19일 주가는 188위안(약 3만6000원)이다. 홍콩증시 공모가는 상하이 대비 30%가량 낮은 수준이다.
중국중면은 홍콩증시에서 1억28만 주를 발행해 162억홍콩달러(약 2조7500억원)를 조달한다. 이는 올해 홍콩 최대 규모 IPO다. 기존 최대는 13일 상장한 톈치리튬으로 135억홍콩달러였다. 중국중면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25일, 종목코드는 1880이다.
중국중면의 상하이증시 주가는 7월 이후 18%가량 내렸다. 주 사업장이 있는 중국 남부 하이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해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매출은 167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54% 급증한 35억위안을 기록했다.
중국중면은 IPO로 조달한 자금으로 공항, 항구, 기차역 등에 면세점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싼야 봉쇄 등 중국 국내 여행 수요 감소에 대해 창주전 중국중면 부사장은 “온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해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누그러지면 관광객도 다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은 22개, IPO 금액은 128억달러로 개수와 금액 모두 2003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적었다. 대표지수인 항셍지수가 작년 14% 내린 데 이어 올해도 15% 하락하는 등 증시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하지만 톈치리튬과 중국중면 등 중량급 종목이 잇달아 상장한 데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퇴출 위험에 대비해 홍콩 추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홍콩 IPO 시장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