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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재용, 삼성 반도체 태동지부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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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업 진출로 잘못하면 삼성그룹 절반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이 아니면 이 모험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도쿄선언’ 2년 뒤인 1985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기업이 흔들릴 수 있는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삼성이 아니면 안 된다’는 기업가정신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삼성전자 경기 기흥캠퍼스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28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연구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10만9000㎡(3만3000여 평) 규모의 R&D 단지에 R&D 전용 팹(생산라인)을 마련해 ‘연구할 수 있는 자유’를 주겠다는 게 이 부회장의 설명이었다. 설계도 속의 반도체를 마음껏 현실화시켜보라는 뜻이다.

투자 결정을 앞두고 이 부회장은 삼성 경영진에 할아버지인 이병철 창업자의 인터뷰 얘기를 여러 번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의 구속과 끊이지 않는 사법 리스크로 삼성전자의 DNA에서 혁신과 모험 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데 대한 해법을 선대 회장의 기업가정신에서 찾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이 거세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선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기술 개발밖에 없다는 게 이 부회장의 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삽을 뜬 기흥 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며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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