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영상이 유출되면서 마약 복용 의혹에 휩싸였다. 야당은 약물 검사를 요구하고 있으나, 마린 총리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정하면서 필요시 검사를 받겠다고 받아쳤다.
핀란드 방송 YLE·AFP 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각) 공개된 영상에는 마린 총리가 핀란드 유명 인사 약 20여명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겼다. 마린 총리는 해당 영상에서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리고 무릎을 꿇는 등 춤을 췄다.
핀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티 참석자 중 한 명이 핀란드어로 코카인을 뜻하는 은어 '밀가루 갱!'을 외치는 소리가 영상에 담기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야당에서는 마약 복용 의혹을 제기하며 마린 총리가 약물 검사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18일(현지 시각) 산나 마린 총리는 "술 이외에는 어떤 것도 마시거나 복용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춤추고, 노래하고, 파티를 즐겼으며 이 모든 일은 완벽히 합법적"이라면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그는 "내 또래의 많은 이들처럼 나는 가정생활과 직장 생활이 있고, 친구와 보내는 자유 시간도 있다"면서 "(총리라고 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린 총리는 34세이던 2019년 12월 핀란드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되며 당시로선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됐다. 지난해 12월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부 장관과 밀접 접촉을 한 뒤 업무용 전화를 집에 두고 클럽에 갔다가 비판을 받은 일도 있었다. 음악 축제나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자주 공개된 마린 총리는 지난주 독일 언론 빌트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멋진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