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상승세)’로 2500선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낙폭과대 업종들이 돌면서 반등하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라면 화장품·의류·증권 업종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지수는 낙폭과대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가 펼쳐지고 있다.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9.88%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12%)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5.10% 오를 때 건설업지수는 1.25% 하락했다. 최근 해외 공사 수주 기대와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이 많아지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18~29일에는 코스피 화학지수가 10.58% 오르면서 강세를 보였고, 지난달 1~15일에는 코스피 의료정밀지수가 11.97% 오르면서 타 업종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두 지수 모두 6월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화학지수는 6월 12.81% 하락했고, 의료정밀지수는 17.85% 빠졌다.
전문가들은 낙폭과대 종목·업종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의 저점 매수세가 최근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만큼, 한동안 안도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점도 외국인의 저점 매수가 한동안 유지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낮은 8.5%로 집계됐다. 물가가 안정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부담도 완화돼 투자 심리가 안정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 대비 수익률이 낮은 업종 가운데 화장품·의류·증권·반도체 등에서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코스피지수는 3.35% 상승한 반면, 의류섬유지수와 KRX 반도체 TOP15 지수는 각각 0.20%, 0.35% 하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지수는 2.15% 오르는데 그쳤다.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시각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은 올라갔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이 종료된 후 낙폭과대주·저평가 업종에 순환매 기회가 올 것”이라며 “단기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화장품·의류·증권·반도체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