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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상 외환거래' 파문 확산…'8.5조' 규모에 관련업체만 65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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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이상 외환거래 흐름이 심상치 않다. 국내 은행들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사례가 계속해서 적발되고 당초 예상을 초과해 총 8조5000억원(65억40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면서 파문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자금이 '환치기'(불법 외환거래)를 통해 자금세탁의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검사와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산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4조3900억원(33억7000만달러) 규모의 이상 해외 송금 거래를 파악했다. 이후 모든 은행에 2조6000억원(20억달러) 규모의 주요 점검 대상 거래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

은행들은 자체 점검 결과 당초 금감원이 제시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31억5000만달러(4조1000억원)의 의심 거래를 보고, 이상 해외송금 규모가 총 65억4000만달러(8조54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관련된 업체만 65개사에 이른다.

금감원은 각 은행의 점검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추가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며, 검찰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지검은 지난 11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외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유령 법인 관계자 3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도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무역대금으로 위장한 해외로의 자금 흐름이 단순히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 성격을 넘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자금세탁을 시도했거나 다른 불법 범죄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가정보원도 금감원과 업무협조를 하면서 이상 해외송금 관련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도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윤한홍 국민의 힘 의원은 지난달 "확실히 밝혀지지 않다 보니 정치 비자금이다, 북한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각종 불법 자금이 외국으로 나갔을 것이다 등 여러 루머(소문)가 돈다"며 금감원에 강력한 검사를 권고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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