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고 할인쿠폰도 최대로 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배추·무·돼지고기·명태 등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은 작년 추석 수준으로 낮춰질 전망이다. 명절 기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리 차원에서 검사·진료·처방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추석 기간 중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을 작년 추석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20대 성수품 평균 가격을 현재 수준보다 7.1% 낮추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대 성수품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규모인 23만t(평시 대비 1.4배)으로 늘린다. 배추·무·양파·마늘 등 농산물은 정부 비축분을 방출하고 긴급수입 조처를 하는 등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양파와 마늘은 각각 비축물량 2만t, 3만t을 방출하고, 양파 9만2000t에 대해 할당관세를 도입해 관세를 50%에서 10%로 낮춘다. 마늘은 저율관세 적용 물량을 1만4000t에서 2만4000t으로 늘린다. 감자는 국영 수입물량 700t과 정부 비축물량 4000t 등을 활용해 추석 전 3주일간 하루 50∼100t을 집중적으로 출하한다. 감자·변성전분에는 연말까지 0%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식용유·밀가루 등에 대한 상시 시장점검체계를 구축한다.
또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침수·유실과 병해 발생 우려에 대응해 관계기관 합동 작황관리팀을 운영해 수급 영향을 최소화한다. 소·돼지고기 등은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 도입하고 도축 수수료(마리당 한우 10만원·돼지 1만원)를 지원한다. 명태·고등어 등 수산물은 비축물량을 전량 방출하기로 했다.
20대 성수품을 중심으로 할인쿠폰을 총 650억원 어치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공급량 대비 1.8배로 역대 최대 규모다. 쿠폰의 할인율은 20~30%다.
1인당 사용 한도는 기존 1만원(전통시장·직매장 2만원)에서 2만~4만원으로 늘어난다. 전통시장·직매장 할인한도는 3만원, 제로페이 선할인 구매를 통한 수산물 할인한도는 4만원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쿠폰 지원을 통해 실제 구매가격이 인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추, 사과 등 주요 관리품목에 대한 특별관리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20개 품목의 수급·가격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불안 조짐을 포착할 경우 즉시 보완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성수품·선물 세트 가격을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다.
명절 기간 중 코로나19 방역체계도 빈틈없이 가동한다. 영화관·숙박업소·공연장·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 중심으로 방역 상황을 특별점검하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4차 접종도 우선 시행한다. 가까운 동네 병·의원 한 곳에서 검사와 진료, 치료제 처방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진료기관'도 운영할 계획이다.
연휴 전후 의심증상이 있으면 연차휴가 등을 활용하도록 사업장에 권고하고 가족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돌봄휴가를 사용할 경우 1일 5만원씩 최대 10일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명절 기간 편리한 이동을 돕기 위해 버스, 열차, 항공기, 연안여객선 등을 최대한 증편 운행하고 국내 자동차 제작사 차량 무상점검 서비스, 임시화장실 추가 설치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