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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코로나 확진 정황…김여정 "원수님 고열로 심히 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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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측되는 정황이 나타났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 연설에서 "이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 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밝혔다.

오빠인 김 위원장이 이른바 '유열자'(발열자)였다고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 속에 기밀 중의 최고 기밀인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에 대해 북한이 공개적으로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로 의심되는 고열을 앓았고, 이후 치료를 통해 회복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발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열을 앓았다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관련해서 저희가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북한 매체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를 되짚어보면 신변에 이상이 생겼던 시기를 유추해볼 수 있다.


기저질환 없는 코로나 환자 치료에 걸리는 통상적인 기간이 일주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김 위원장이 일주일 이상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기간은 총 세 차례다.

지난 5월 2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평양시내 학생·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열흘 간 잠행에 들어갔다. 그러다 열흘이 지난 5월 12일 당 중앙위 8기 8차 정치국회의를 사회하면서 북한 내부에 4월 말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됐다. 4월 말 열병식과 후속 행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과 접촉한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북한은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 확대돼 짧은 기간에 35만명의 유열자(발열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열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전파확산됐다"는 점을 "심각히 지적했다"고 말했는데, 지난 4월 평양에서 군중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열병식 등 대형 정치행사가 결국 코로나19 확진의 직접적 원인임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었다.

비록 나중에 공식적으로 확산 사실을 공개해지만 김 위원장도 이때 걸렸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2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에 참석한 뒤 열흘간 또다시 종적을 감췄다. 이 기간 김덕훈 내각 총리가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과 평안남도 농촌을 돌며 경제 현안을 챙겼고, 의료기구공장과 약국을 방문해 코로나19 의약품 대책을 점검했다.

김 위원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열흘이 지난 6월 9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때였다. 지난 7월 들어서는 잠행 기간이 더욱 길어졌다.

김 위원장은 7월8일 당 생활지도 간부 특별강습회 참석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일정 이후 20일 가까이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북한이 '전승절'로 칭하는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인 7월 27일에 기념행사에 참석하며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5월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여러 차례 백신과 의약품 지원을 제안했으나 거부됐고, 코백스(COVAX·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의 백신 제공 제안 역시 수용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연설에서 "아직까지 왁찐(백신) 접종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기승을 부리던 전염병 확산 사태를 이처럼 짧은 기간에 극복하고 방역 안전을 회복하여 전국을 또다시 깨끗한 비루스(바이러스) 청결 지역으로 만든 것은 세계 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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