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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생산 기반 탄탄…'美 전기차 보조금법' 통과로 수요 급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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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 경제로의 전환기가 찾아왔다. 각 산업의 탈탄소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모빌리티 산업 역시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럽은 탄소배출 규제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증대를 독려하고 있다. 2010년대만 해도 전기차 시장에 미온적이었던 미국조차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을 사실상 부활시켰다.

미국의 경우 이번 법안을 통해 전기차 업체당 보조금 한도(기존 누적 판매 20만대 초과 시 보조금 제외)가 사라졌다. 보조금 지급이 2032년까지 10년이나 지속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세계 2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정책 방향은 보조금 확대를 통한 수요 진작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도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으려는 전기차는 장기적으로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부품 100%, 리튬, 니켈 등 핵심 원재료 80% 이상을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조달해야 한다. 부품 및 원재료를 중국 등 ‘우려 외국 집단’으로부터 조달하면 애초에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법안은 핵심 부품 75% 이상을 북미에서 조달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체제와 맞물려 있다. 향후 전기차 업체들의 배터리 조달 수요를 미국 내 밸류체인을 구축 중인 한국 배터리 기업으로 집중시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미국 내 시설투자를 선제적으로 집행해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발표한 미국 내 중장기 생산 규모는 연간 약 200GWh로, 전기차 대수로 환산하면 약 300만대까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경쟁사들의 미국 내 배터리 중장기 합산 생산 규모는 LG에너지솔루션 예상 생산 규모의 80%에 불과하다.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연간 1500만대 안팎이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670만대를 기록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6년 2509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30% 성장이다. 배터리 셀 출하량 역시 2021년 약 406GWh(소형전지 포함)에서 2026년 1477GWh로, 연평균 30% 증가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으로, 중국 CATL과 1,2위를 다투고 있다. 미·중 분쟁 구도에 따라 CATL의 미국 시장 진출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시장 역시 중국 의존도 증대에 대한 부담을 피력하고 있다. 유럽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미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탈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배터리 셀은 고정비 비중 20%, 변동비 비중 80%의 원가 구조를 갖고 있다. 변동비가 LG에너지솔루션 등 셀 메이커들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변동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금속자원을 적절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가격 변동성을 배터리 판가로 전가할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및 국내 정·제련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금속자원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속자원 가격 변동성의 90% 이상을 배터리 판가로 전가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미국의 공급망 재편 노력에 따라 한국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미국과 유럽의 배터리 탈중국 시도,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격차 확대 등을 바탕으로 구조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

김현수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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