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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대만 도발해 이익 챙기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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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살이 드문 나라다. 중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는 6.7명으로 세계 평균인 9.0명을 한참 밑돈다. 동아시아로 묶이는 한국(21.2명)이나 일본(12.2명)과는 비교하기도 어렵다. 자살이 적은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중국인에게 물어보면 스스로 세상을 떠날 생각을 왜 하는지가 오히려 더 궁금하다는 반응이 돌아온다. 중국에서 오래 산 한국 사람들에게선 종종 이런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중국인은 자신의 안위와 이익밖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자살이라는 선택지가 아예 없을 것이다.”

중국인은 뻔뻔하게 느껴질 정도로 자신의 이익을 강하게 주장한다. 그런데 감정이 격화돼도 주먹다짐은 잘 하지 않는다. 폭력을 썼다간 결국 자신이 더 크게 손해 본다는 사실을 좀처럼 간과하지 않는 것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조치들을 보면 치밀한 계산으로 이익을 챙기는 중국인의 속성을 엿볼 수 있다.
中의 무력통일 예행 연습
지난 2일 밤 펠로시 의장이 대만행을 강행할 당시 중국은 예고와 달리 항공기에 대해 무리한 도발을 하지 않았다. 대신 착륙 직후 중국 외교부, 국방부,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정치협상회의, 대만업무판공실 등 5개 기관이 동시에 규탄 성명을 냈다. 국방부는 대만 포위 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강행을 예상하고 있었으며, 애초부터 이를 무력 과시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번 작전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안팎에서 보는 최대 성과는 대만 봉쇄 능력을 스스로 검증하고 외부에 확인시켰다는 부분이다. 중국이 그동안 무력을 써서라도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다. 하지만 무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이번에 처음 드러났다.

중국은 대만 주변 6개 지역의 해상과 공중을 봉쇄해 섬나라 대만을 고사시킬 수 있는 군사력을 보여줬다. 대만 동쪽 바다에 탄도미사일을 쏴 미국의 개입을 견제하는 ‘지역 거부’ 능력도 점검했다. 미사일 중 일부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져 일본이 반발하자 중국은 해당 지역 분쟁지대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다시 주장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불만도 누그러뜨려
중국은 7일까지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마친 뒤에도 대만해협 중간선 동쪽의 대만 지역에서 정규 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미국이 설정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중국이 중간선을 마음대로 넘나든다는 것은 미국의 ‘대만해협 현상 유지’ 원칙이 흔들린다는 얘기다.

중국군이 화력을 과시하자 국내 여론도 결집하고 있다. 3년째 ‘제로 코로나’ 통제로 누적된 국민의 피로감까지 해소하면서 올가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은 더 확실해졌다는 평가다.

물론 역효과도 있다. 무력을 내세운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돼가고 있다. 대만 국민의 중국에 대한 반감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개발도상국 대상 인프라 지원 사업인 일대일로, 자국이 주도한 세계 최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성과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방중해 9일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다. 중국의 속내를 면밀히 파악하는 외교 전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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