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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전 검찰총장 “디지털시대, 경제·사회 모든 분야 포렌식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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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렌식은 보통 범죄 수사에만 쓰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필요합니다. 디지털 자료를 해독하는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입니다.”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사진·사법연수원 18기)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포렌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특수통’으로 잘 알려졌지만,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도입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19년 7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뒤 대학 교수 등으로 지내다가 최근 세종에 전격 합류했다. 이날부터 형사그룹을 이끌고 있다.

문 대표변호사는 “웬만한 기록이 디지털화된 시대인만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디지털 자료를 수집하는 능력, 훼손된 자료를 살려내는 능력 등이 뒷받침돼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며 “범죄 입증뿐만 아니라 민사 분쟁과 일반 회사 업무에서까지 디지털포렌식 활용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종에서도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데이터를 법률 영역에서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은 2020년 디지털포렌식팀을 디지털포렌식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검찰과 경찰 출신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포렌식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과 분쟁을 겪을 때 디지털 자료 분석능력이 떨어진다면 국내 기업에 불리한 증거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대검찰청에서 근무하던 2005년 디지털수사팀을 만들 때도 이 같은 우려를 표하면서 ‘수사 주권을 지켜야한다’고 호소해 조직 신설을 승인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디지털포렌식 기술력에 대해선 “세계 톱티어(Top-Tier)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한국은 미국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곧바로 디지털포렌식 도입을 추진했고 국가에서도 예산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며 “그 덕분에 컴퓨터 포렌식이 가능한 자체적인 툴(Tool)을 가진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고 했다.



그는 회계 분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각종 특수수사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들여다보면서 회계 분석의 필요성을 실감했다”며 “최근 잇따르는 대규모 횡령범죄처럼 디지털포렌식에 회계 분석을 병행하지 않으면 진상을 밝히기 어려운 사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세종에 합류하기 전 회계 분석과 디지털포렌식을 융합한 컨설팅 업체인 ‘투명경영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투명경영연구소는 회계자료 분석을 통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주는 문제가 무엇인지 찾고,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기업이 성장세를 돕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기업을 세워 키워내는 역량과 안정기에 도달한 기업을 관리해 꽃피우게 하는 역량은 다르기 때문에 오너일가보다는 전문 경영인이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있다”며 “회계 분석내용을 바탕으로 오너와 경영자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데 필요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앞으로 형사 부문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야로는 증권·금융, 공정거래, 산업기술 보호을 꼽았다. 최근 검찰이 합동수사단 설치나 조직 확대 등을 통해 적극적인 수사를 예고한 영역이기도 하다. 그는 “법을 위반했을 때 국민들이 과거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고 수사기관도 더욱 엄격하게 대처하는 분야”라며 “법률자문이나 소송대리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맥락에서 조세 분야도 주목했다. 문 대표변호사는 “과세 정책은 점점 정교해지고 탈세에 대한 국민 반응은 더 민감해졌다”며 “조세 분야에서 형사사건으로 다뤄지는 사례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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