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재개하며 단기간 하락했던 세계 곡물가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올해 이상기후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평년보다 줄어들 거란 전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선물(9월물) 가격은 전 장보다 1.68% 상승해 부셸(약 25.4㎏) 당 6.06달러를 기록했다. 밀 선물(9월물) 가격도 전 장보다 2.45% 오른 부셸당 7.82달러로 치솟았고, 대두(콩) 가격도 전 장보다 3.85% 오른 부셸당 16.15달러로 마감했다.
세계 곡물가가 반등 상승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곡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서 곡물 수출이 재개되며 공급량 증대 전망이 퍼져서였다. 이 기간 밀 선물 가격은 3일 부셸당 7.5달러까지 떨어졌다. 6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대두도 16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옥수수도 5달러선에 머물렀다.
앞선 곡물가 하락세는 일종의 착시현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롭 보스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원자재 가격이 잘못된 이유로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공급 제약의 완화를 보여주기 보다는 달러화 강세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곡물가격이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 상승이 상품 가격을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흉작 우려가 다시 퍼지며 곡물가격이 다시 급등했다. 미국 농무부(USDA)의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중서부에서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옥수수 풍작 확률도 종전 64%에서 61%로 낮췄다. 폭염 때문에 대두 작황도 작년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대두 파종기에 성장을 촉진할 수분이 부족해서다.
유럽도 폭염 때문에 옥수수 작황이 나빠질 거란 우려가 거세졌다. 블룸버그는 “루마니아, 프랑스 등 옥수수 재배지가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며 “EU의 곡물 수확량이 2019년 이후 최악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브라질에서도 악천후가 지속되며 수확량이 위축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미주리대학의 농업경제학자인 스콧 브라운은 “아직 곡물가 상승세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경제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다. 곡물 시장에는 상당히 큰 변동성이 잇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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