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30% 이상 치솟았다. 여름철 뜨거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많은 비가 내리는 종잡을 수 없는 기상 여건으로 작황이 안 좋아진 탓이다.
5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배추의 도매가격은 ㎏당 1087원으로 평년(2013~2021년)의 8월 배추 평균 도매가격(810원) 대비 34.2% 올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63.5% 비싸다.
배추 가격이 오른 건 노지 봄배추 저장량과 여름 고랭지 배추 생산량이 함께 감소한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은 41만t으로 전년(44만7000t) 대비 8.3% 줄었다. 재배면적 역시 지난해 5551㏊에서 올해 5316㏊로 4.2% 감소했다.
5~7월 이어진 기상 여건 악화도 생육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6~7월 출하되는 배추는 생육기인 5월에 기온이 높아 평년보다 작황이 부진했다. 7~8월 상순 출하된 배추 역시 고온과 잦은 비로 생육 여건이 좋지 않았다.
배추 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테란은 배추값이 다음달 14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10월이 돼야 600원대 후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프리카와 풋고추 가격도 크게 올랐다. 파프리카의 도매가격은 ㎏당 5021원으로, 전주 대비 60.7% 높아졌다. 평년(3112원)보다는 61.3% 비싸다. 풋고추의 ㎏당 가격은 4697원으로 전주보다 46.5%, 평년(2710원) 대비 73.3% 올랐다.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는 “날씨가 더워 파프리카 과육이 물컹물컹해져 시장에 출하할 만한 정상품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풋고추 역시 비가 와 수확이 어려워진 게 가격 상승의 요인”이라며 “앞으로도 한동안 풋고추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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