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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펠로시 만나려다 국회 경호원들에 내동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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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4)가 4일 국회를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남을 추진했지만 국회 측의 제지로 불발됐다. 휠체어에 탄 이 할머니를 국회 측이 끌어내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이 할머니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이 국회의사당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 한국 측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하던 이날 오후 12시경, 이 할머니와 이 할머니를 지원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도 국회를 찾았다.

이 할머니 측은 펠로시 의장을 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및 역사 교육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 일행은 펠로시 의장과 김 의장의 오찬 장소인 사랑재로 이동해 근처에서 대기했다. 이 할머니 측은 국회 경호원이 다가오자 “펠로시 의장에 인사를 하러 왔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할머니는 동행한 2명과 함께 사랑재 바깥에서 펠로시 의장을 기다렸다. 그런데 펠로시 의장이 면담을 마치고 오찬을 위해 사랑재에 도착하기 직전 갑자기 십여명의 경호원들이 이 할머니 쪽으로 들이닥쳤다.

경호원들은 휠체어에 앉아있던 이 할머니를 무작정 끌어당겨 펠로시 의장의 동선에서 떨어진 사랑재 외곽으로 옮기려고 시도했다. 이 할머니가 저항하자 이들은 이 할머니의 두 다리와 양팔을 붙잡고 휠체어에서 끌어내 땅바닥에 주저앉혔다. 결국 이 할머니는 이 과정에서 양 손바닥을 긁히고 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 측은 국회 측이 과잉 경호를 했다고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소속 신희석 박사는 “휠체어에 앉은 90대 노인에 그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했고 솔직히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펠로시 의장의 각별한 관심을 고려하면 더욱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박사는 “펠로시 의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미국 하원이 2015년 위안부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을 자랑스럽다고 언급했다”며 “펠로시 의장은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 있는 고(故) 레인 에번스 의원 흉상에도 꽃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에번스 의원은 미국 의회에서 최초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던 인물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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