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오전 9시30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가에 있는 찰스역 플랫폼에 열차가 멈춰서자 하늘색 의사·간호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인근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으로 향했다. MGH는 하버드 의대 연계 병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글로벌 ‘빅3’에 드는 연구병원이다. 이 병원을 비롯한 보스턴 내 하버드 의대 연계병원과 찰스강 건너 케임브리지 지역에 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세계 최대인 보스턴 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의 출발점이다.
보스턴 내 20여 개 대형 병원은 매년 수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얻은 기초과학 지식을 바이오 클러스터에 모여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신생 바이오텍에 넘겨준다. MGH 등을 거느린 비영리단체 매스제너럴브리검(MGB)에서만 연간 650여 개 지식재산권(IP)이 새롭게 생겨난다. 크리스 코번 MGB 최고혁신책임자(CIO)는 “좋은 기술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서로 가져가려고 경쟁한다”고 말했다. MGB가 연간 거둬들이는 기술이전 관련 매출은 1억8000만달러(약 2300억원)에 달한다.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적극적인 건 MIT도 마찬가지다. 연구개발(R&D) 프로젝트 대부분이 상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다. 존 로버츠 MIT 수석디렉터는 “연구자들이 산업적 가치를 고려해 연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기술을 사업화하려는 벤처캐피털(VC) 자금도 몰리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회사들도 앞다퉈 이곳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보스턴 현지에서 글로벌 제약사, 연구기관, 벤처캐피털과 상호 작용하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법인을 세웠다”고 했다.
보스턴=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