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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빗댈 수 없는 마음 - 여세실(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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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은 모두 스테인드글라스로 되어있다
조각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창문마다 색색의 빛이 투과되고 있다

아름다움은 공포심과 마찬가지로 주도면밀하다는 걸

신부가 잔을 들어올린다 축성을 한다
믿음에 틈을 비집고

문예지 ‘현대시학’(2022년 1·2월호)에 수록된 시에서 일부 발췌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끝없는 무더위 속에서 누군가와 맞잡은 손을 생각합니다. 땀이 나고 이내 축축해져도 놓치고 싶지 않은 그 손을 떠올립니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줄기를 생각합니다. 그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잡은 손을 더 세게 잡을 때. 그것은 어떤 마음인가 생각합니다. ‘빗댈 수 없는 마음’에 대해, 그것이 ‘아름다움’인지 ‘공포’인지 알 수 없다 해도요.

박규현 시인(2022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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