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추진과 관련한 논의의 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암 조기진단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액체생검 등의 상용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Korea Cancer Moonshot-액체생검 기술 상용화 포럼’은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용빈 의원의 주최로 열렸다.
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대표, 토이와 리버만 하버드 의대 교수 겸 BIDMC 유전체센터장, 김종원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캔서 문샷은 올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암 조기 검진을 통해 향후 25년간 미국의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이다.
이민섭 다이애그노믹스 대표는 “국내에서도 한국 실정에 맞는 암 조기 진단을 통해 ‘한국형 캔서 문샷’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훈 EDGC 박사는 “암을 조기 진단하면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치료비를 줄이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암은 1·2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등에 대한 조기 진단은 환자의 사망률을 평균 35% 감소시킨다. 지난해 기준 국내 암 사망자는 8만1567명으로, 암 조기진단을 통해 이중 2만8548명을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암 조기 진단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크다고 했다. 이 박사는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암 환자 한명당 평균 치료비용은 3381만원으로, 암 조기진단을 통해 국내에서 9652억원의 치료비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암 조기진단 기술로는 액체생검에 주목했다. 액체생검은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혈액 체액 소변 등을 채취해 암 또는 질병을 진단한다. 이에 기존 암 검사보다 편의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EDGC가 개발한 액체생검 ‘온코캐치’를 소개했다. 온코캐치는 10ml(밀리리터)의 혈액 검사로 폐암 대장암 등 10개 주요 암종 및 위치를 찾아내는 다중 암 조기진단 기술이라고 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이민섭 대표를 좌장으로 리버만 교수, 박민성 아랍에리미트(UAE) 국부펀드 IHC 최고과학책임자(CSO), 김종원 교수, 최승완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국장 등이 참여했다.
박민성 CSO는 캔서 문샷이 가능하기 위해선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임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완 국장은 “한국에서 암 조기검진이 보편화 되려면, 의료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개발이나 연구 단계에서부터 환자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액체생검의 비싼 검사 비용 해결과 정부 차원의 규제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종원 교수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된 배경에는 정부의 사전 규제 완화가 작용했다”며 “정부가 액체생검에 대한 규제 완화를 어떻게 선도해 나갈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용빈 의원은 “한국형 조기 암 진단 기술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정책과 이론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