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가 수산물 코너에서 상어 사체를 전시한 뒤 포토존 마케팅을 벌인 것에 대해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트 용산점 지하 1층 수산물 코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가 공개한 사진에는 눈을 뜨고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상어가 얼음 위에 올려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상어 옆에는 '마트 용산점만의 특별한 이벤트(포토존)'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해당 안내판에는 상어 사체 사진과 함께 상어에 대한 설명, 요리 용도, 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해 적혀 있었다.
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해서는 "원하는 포토존에 선 뒤 비치된 인형 모자를 착용한 뒤 피사체(상어) 옆에 가까이 붙어 배경과 함께 촬영한다"라는 안내 문구가 나와있다.
동시에 촬영한 사진은 SNS에 게재하라고 부추겼으며, 적나라한 상어 사체와 다르게 안내판 하단에는 유명 캐릭터인 핑크퐁의 아기 상어 이미지가 있기도 했다.
해당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A 씨는 "핑크퐁 캐릭터, 눈 뜬 채 박제해놓은 듯한 상어 사체, 상어 모자 쓰고 인증사진 찍게 하는 말도 안 나오는 이상한 마케팅에 할 말을 잃었다"며 "저 상어를 보고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면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해괴망측 이벤트를 만들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캄캄하다"며 "동물 학대 전시에 너무 힘들고 슬프다"고 분노했다.
아울러 마트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해당 이벤트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렸으나 논란이 커지자 빠르게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 씨는 "대체 그 짧은 시간 안에 논란이 일 거라고 생각을 못 한 거냐"고 황당해했다.
비난이 계속되자 상어 사체와 해당 이벤트는 이날 오후에 철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포토존은 과했다", "아기들이 보기엔 좀 그렇겠다",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다른 생선들은 사체 아니냐", "고등어, 삼치 이런건 되고 상어는 안되냐", "오징어 생선들은 사체라고 하지 않고 잡히지 않는 상어는 사체라고 하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마트 측을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9년에도 한 마트의 수산물 코너에 죽은 상어 사체가 포장된 상품과 함께 전시된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