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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경쟁 과열에 보육 공백…내 아이는 학교 늦게 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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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한 살 낮추기로 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과도기에 일시적으로 학생 수가 많아지며 입시 경쟁이 과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 입장에선 육아의 고비로 꼽는 초등학교 입학이 앞당겨지면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학제 개편이 이뤄져도 내 아이는 무조건 입학을 유예시키겠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31일 통계청의 출생아 수 통계에 따르면 학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2025학년도 취학 대상은 2018년생 32만6822명과 2019년 1∼3월생 8만3030명을 합친 40만9852명이다. 같은 해에 2학년이 되는 2017년생(35만7771명)보다 5만2000명 많다. 2026학년도는 36만 명, 2027학년도는 33만 명 수준이다. 많은 인원이 함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그 세대는 진학, 대학입시, 취업에서 더 심한 경쟁을 겪어야 한다.

보육 공백이 앞당겨지는 점도 맞벌이 부부들에게 고민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우기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힌다. 학교 정규 수업은 낮 12시면 끝나는데, 오후 늦게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어린이집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워킹맘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가장 많이 퇴사를 고민한다. 2019년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워킹맘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을 둔 워킹맘의 39.8%는 퇴사 고민 시점으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꼽았다.

경기 양주시에 사는 워킹맘 한모씨(35)는 “맞벌이 가정은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전쟁 시작”이라며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처럼 ‘학원 뺑뺑이’를 시키기에도 어린 나이라 다른 돌봐줄 사람이 없다면 부부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데,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가 바뀌어도 우리 아이는 입학을 유예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만 5세가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따라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광진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이모씨(28)는 “지금 1학년 아이들도 교실에 40분 앉아 있는 걸 힘들어한다”며 “놀이 중심인 어린이집, 유치원과 달리 시스템과 규칙에 적응해야 하는 학교생활에 만 5세가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부모들은 조기 입학보다 소규모 맞춤교육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정책을 바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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