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매수 심리가 급랭하면서 주택시장에서 ‘대장주’로 통하는 상위 50대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7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01.18로 전달(101.42)보다 0.24포인트 내렸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2020년 5월(-0.64포인트)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중 시가총액(아파트 시세×가구 수) 상위 50개 단지의 가격 변동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강남구 ‘압구정 현대’ ‘래미안대치팰리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등 각 지역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 아파트 가격이 반영된다. 서울 외 지역에서는 경기 성남시 ‘산성역포레스티아’, 부산 ‘더샵센텀파크 1차’ ‘화명롯데캐슬카이저’ 등 수요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가 포함돼 주택 경기 변동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통한다.
주택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폭을 웃돌았다. 지난 1월 선도아파트 50지수는 0.40포인트 올라 서울 아파트 평균 상승폭(0.23포인트)을 웃돌았다. 5월 상승폭(0.61포인트)도 서울 아파트 평균(0.21포인트)보다 컸다. 하지만 6월(0.06포인트)에 서울 아파트 평균(0.13포인트)보다 상승폭이 작아진 데 이어 7월에는 하락 전환했다.
압구정 현대7차 전용면적 157㎡는 6월 9일 55억원에 거래됐다. 5월 현대6차 같은 면적의 실거래가(58억원)보다 3억원 떨어진 금액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64㎡도 6월 6일 43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같은 달 29일 42억5000만원에 팔려 3주 만에 1억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꼽히던 인기 주거지 고가 아파트도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경기 위축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면서 강남 지역 고가 단지들도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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