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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위기와 기회 사이, 기업이 준비할 것은 무엇일까?[삼정KPMG CFO Lou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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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7월 29일 16: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09년 비트코인 등장 이후 주목받던 가상자산 시장은 2017년 '1차 코인 열풍' 이후 코로나19를 겪으며 지난해 말까지 2차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팽창했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12월 말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조 3892억 달러로 2019년 말 대비 1086%, 2020년 말 대비 228% 이상 급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시중 유동성 속 MZ세대 등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투자가 증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가격 급락 등 다양한 악재에 당면한 가상자산 시장
그러나 올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다양한 악재에 직면하면서 '가상자산 겨울(Crypto Winter)'이 도래했다는 의견이 많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가상자산을 비롯한 위험자산 가격이 빠르게 조정되고 있어서다. 2021년 11월 6만 9000달러를 기록했던 1비트코인(BTC) 가격은 2022년 7월 15일 2만 432달러에 거래되며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최고가 대비 약 70% 하락하며 등락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기반의 루나는 예치자에게 연 20%에 가까운 이자를 제공하는 디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년 5월 초 시가총액 기준 전세계 가상자산 8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5월 11일 단 하루 만에 93.1%나 가격이 급락하며 상장폐지됐다.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파산도 이어지고 있는데 최대 규모 가상자산 헤지펀드였던 3AC는 테라-루나 급락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보며 디폴트를 선언했고 결국 청산 절차를 밟았다. 비트코인 보유량 1위이자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내부자거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고객들의 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하고 파산하는 회사 증가에 대한 우려와 소비자 피해, 금융 안정성 저해, 불법거래 악용 등의 리스크가 더해져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위기 속 가상자산 비즈니스 확대를 모색 중인 글로벌 기업
그러나 글로벌 가상자산 관련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은 위기의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넥소(Nexo)는 채무불이행에 놓인 셀시우스(Celsius) 인수를 제안한 데 이어 금년 5월 7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볼드(Vauld) 인수를 위해 60일간의 독점 실사를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볼드가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80만 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글로벌 '빅4(big4)' 거래소인 FTX는 디폴트에 직면한 가상자산 렌딩 업체 블록파이(BlockFi)와 우리나라의 빗썸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가상자산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글로벌 금융사의 행보도 두드러진다. 세계 3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는 2022년 3월 미국 대형 투자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비트코인 장외거래를 시작하고 4월부터는 비트코인 담보 현금 대출 서비스를 제공했다. 투자은행 코웬(Cowen)은 2022년 3월 기관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현물투자를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자산 부문인 코웬 디지털(Cowen Digital LLC) 운영을 공식화했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는 2022년 4월 개인 퇴직연금 계좌에서 최대 20%의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옵션 상품을 올해 말 출시한다고 밝히며, 가상자산이 미래세대의 장·단기적 투자 방식의 일환으로 관련 상품을 개발·판매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가상자산 규제 체계 정비를 위한 국내외 움직임 가속화
각국 정부 역시 스테이블 코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자산의 발전과 진화와 보조를 맞추며 가상자산 규제 정비를 도모 중이다. 미국은 투자자 보호 강화와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책임 있는 금융혁신법(Responsible Financial Innovation Act)'을 지난달 발의했다. 이는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와 알트코인의 규제 관할권을 증권거래위원회(SEC)로 규정하는 한편 이용약관 공개·제공 의무, 가상자산 발행사 정보공시 등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갖추며 제도권 내 활용 토대를 마련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유럽은 27개 회원국 대상 가상자산 포괄 규제인 'MiCA(Market in Crypto-Assets regulation)'에 대한 합의를 완료해 향후 EU 내 가상자산 발행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규제당국에 등록하고, 백서를 발행해야 한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는 지급준비금을 보유하고, 일일 거래량의 상한선(2억 유로) 시스템도 도입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가상자산공개(ICO) 허용,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부당이득 환수 규정 등을 고려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할 계획이며, 특히 증권형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을 통해 규제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현재 금융위는 가상자산 관련 규제 마련을 위한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금융감독원 등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회계처리 현황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주석 공시 강화 등 회계 이슈를 논의하고 있다. 필요시 회계감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의 구체적 사안 또한 검토 중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금융권 내 플랫폼 영업과 신기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규제 개혁도 추진 중이다. 특히 은행 등 금융회사의 부수업무에 가상자산을 허용하고, 업종 제한 없이 자기자본 1% 내에서 투자를 허용하는 안이 세부과제 중 하나로 채택되면서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 허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프로젝트 간 '혁신성'과 '확장성'에 주목해야
가상자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과거 비트코인 중심에서 블록체인 2.0 시대를 연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 등으로 이어지며 금융, 예술품, 게임, 메타버스 등과 연계되었고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가상자산의 근본적인 내재가치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가상자산과 이와 연계된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 간 융합과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속에서 수많은 가상자산이 출현·퇴출되며 도전과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금번 '가상자산 겨울'은 투자자들에게 변동성과 위험성을 각인시키고 가상자산의 내재가치는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옥석 가리기 속에서 기업과 투자자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반 기술의 유용성과 신뢰성, 네트워크 확장성, 리스크를 평가·판단하는 역량과 인사이트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의 변화와 여기서 파생되는 가상자산 등 새로운 거래를 이해하고 이와 연계된 사업 기회 창출 및 리스크를 관리할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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