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과 이준석 대표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윤 대통령 텔레그램 공개 이후 이 대표를 향한 '동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윤핵관 그룹과 이 대표 간 노골적인 신경전이 재현될 모양새다.
이 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본인에게 '혹세무민(惑世誣民·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그간 고생하셨는데 덜 유명해서 조급하신 것 같다"며 "오늘 국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윤 대통령 텔레그램 공개 이후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함)'을 언급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 대표를 향해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보며 큰소리로 웃음)' 할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이 대표가 당대표에 취임하기 전 지난해 3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야지"라고 말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울릉도를 찾은 이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자신을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지칭한 텔레그램 문자가 공개되자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며 "그 섬에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고 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그 섬'은 여의도, '이 섬'은 울릉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에 문자를 보내 윤 대통령의 문자에 대해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고도 했다. 해당 문자에 자신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인 태도가 명명백백하게 담겨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