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고등학교 여교사가 같은 학교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가운데 남편이 "엄벌에 처해달라"고 말했다.
남편 A 씨는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대구 여교사 성관계 및 성적 조작 은폐 남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실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이혼만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아내의 뻔뻔함과 교육청 및 학교의 태도에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전했다.
A 씨는 "지금까지도 진심 어린 사과받지 못했다"며 "변호사 선임 후 장인에게 '잘가게'라는 성의 없는 메시지를 받았을 뿐이라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사건을 알게 된 계기로 아내 B 씨의 갑작스러운 응급실 입원을 들었다.
지난달 B 씨가 자정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아 전화했는데 받지 않고 "사고가 나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는 메시지가 왔다는 것.
A 씨는 "전 병원으로 달려갔고 병명을 듣고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음을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아내가 운전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및 모텔 CCTV 경찰 동행 후 확인을 통해 모텔에 들어간 뒤 얼마 시간이 흐른 후 고등학생 C 군의 부축을 받아 119에 실려 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B 씨가 병가를 내고 쉬고 있는 기간에도 C군과의 만남을 이어갔다고 폭로했다.
A 씨는 "병원 진단서에 절대안정을 취하라는 소견이 있었는데 C군을 만나 학원까지 데려다주는 등 만남을 이어갔다"면서 "교복을 입은 C군과 차 안에서 부적절한 행위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는 기간제교사이므로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방학을 하게 되면 처벌은 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은 책임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북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대구 모 고교 기간제 여교사 B씨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말 고교생 C군과 성관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 외에도 학생 성적 조작에 관여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받는다.
시 교육청은 자체 조사를 통해 B씨가 성적 조작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성적 조작에도 관여했을 수 있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 부분도 함께 조사 중이다.
해당 학교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퇴직 처리했다.
한편 최근 20대 공부방 선생이 미성년 제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등 교사가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그루밍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저지르는 성범죄를 말한다.
지난 24일 YTN은 20대 공부방 선생 D 씨가 재작년 15살이었던 E군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사랑한다", "결혼하자"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D 씨는 부모님에게 사귀는 것을 들키지 않게 메시지 알람을 끄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미성년자 간음죄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지만 처벌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