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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지나 '오구 플레이' 실토…19세 장타여왕 윤이나, 선수 생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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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야드에 이르는 호쾌한 드라이버샷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장타 여왕’ 윤이나(19)가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한다. 한 달여 전 열린 DB그룹한국여자오픈 대회 때 로스트 볼을 자신의 공인 것처럼 플레이한 규정 위반 사실이 확인돼서다.

골프 규정상 남의 볼을 친 걸 숨기면 ‘영구 출전 정지’란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특급 신인’ 윤이나에 대한 징계 수위에 골프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이나는 25일 매니지먼트를 맡은 크라우닝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난달 16일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오구(誤球) 플레이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의 불공정한 플레이로 참가한 모든 선수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전적으로 제 잘못이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한 협회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달게 받겠다”며 “동시에 성적에만 연연했던 지난날을 처음으로 되짚어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협회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KLPGA투어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했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윤이나는 지난달 16일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도중 15번홀 티샷을 오른쪽 러프에 빠뜨렸다. 누군가 러프에 빠진 공을 찾았다고 말했고, 윤이나는 이 공으로 플레이를 했다. 윤이나는 자신의 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나 계속 플레이했다. 당시 동반 플레이어는 마다솜과 권서연이었다.

윤이나가 플레이한 오구는 동반자들의 볼이 아니라 러프에 버려져 있던 로스트 볼이었다. 규정대로라면 윤이나는 벌타를 받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 다시 티샷을 해야 한다. 이후 일각에서 이날의 오구 플레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소속사가 윤이나에게 직접 확인한 뒤 자진 신고로 이어졌다.

윤이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앞쪽에 있는 깊은 러프에 공이 있다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그것이 제 공인 줄 오해하고 플레이했다”며 “곧 저의 공이 아님을 알게 됐지만 처음 겪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아 결국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골프협회는 “윤이나의 한국여자오픈 성적을 커트 탈락에서 실격으로 수정하고, 징계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함께 전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룰 위반 후 이를 숨기거나 속이는 행동을 할 경우 영구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다.

윤이나는 2주 전 열린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 브라운에서 데뷔 후 첫 승을 거두며 대형 흥행카드로 떠올랐으나 이번 사태로 선수 생명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올해 KLPGA투어에 뛰어든 신인 윤이나는 300야드를 넘나드는 화끈한 장타력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지난 3일 맥콜·모나파크 오픈 준우승에 이어 17일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우승으로 KLPGA투어 최고 인기 스타로 발돋움했다. 윤이나는 다음달 4일 개막하는 KL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출전을 취소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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