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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줄고 가격 뚝…반도체 겨울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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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악화 우려가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반도체 전반에 걸쳐 확산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하락이 가시화했고, 파운드리는 주문 취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줄이는 흐름도 감지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급 균형의 급격한 악화로 인해 낸드 플래시의 가격 하락 폭이 3분기 8~13%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이런 하락세는 4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애초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 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 수요 부진에 더해 낸드 플래시 공정의 고도화로 인한 공급 과잉이 심화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공정 기술이 좋아지면서 반도체 수율(전체 제품 중 합격품 비율)이 올라갔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하락의 요인이다.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고객사 등의 주문량이 계속 줄고 있어서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도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 악화 흐름은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나타난다. 가전, 정보기술(IT) 기기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 수요가 줄면서 주요 파운드리 업체에선 전력 관리 반도체(PMIC), 이미지센서(CIS),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스템온칩(SoC) 등의 고객사 주문이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만 매체인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애플도 TSMC 계약 물량을 10%가량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한 것도 시장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논의 끝에 최종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기업의 소극적인 투자 분위기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은 68억7975만달러(약 9조원)였다. 전년 동기 94억2273만달러(약 12조3400억원)보다 2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 악화가 3분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며 “반도체기업의 시설투자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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