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이재명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결과를 다음 달 중순쯤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시점은 8·28 민주당 전당대회를 불과 보름 앞둔 시점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지난 20일 이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취재진에게 “‘법인카드 의혹’은 8월 중순 정도에 마무리 수순을 밟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현동 용도변경 특혜 의혹’은 지난달에 압수수색을 했지만 이미 그 전에 계좌·통신 수사를 상당히 진행한 상황이라 조만간 일차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행정법 부분을 살펴본 뒤 수사할 계획이고, ‘GH(경기주택도시공사) 의혹’(이재명 옆집 비선 캠프 운영 의혹)은 좀 더 확인할 것이 있다”고 전했다.
GH 의혹은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있던 2020년 8월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A 아파트 200.66㎡(61평) 1채를 전세금 9억5000만원에 2년간 임대 숙소 의혹이다.
GH 측은 원거리에 사는 직원들을 위한 숙소 용도라고 주장했으나, 해당 아파트 바로 옆집이 이 의원이 1997년 분양받아 거주해 온 곳이어서 숙소가 맞는지 의문이 생겼다.
경찰이 이 의원 의혹 관련 특정 사건에 대해 수사 마무리 시점을 구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이 밝힌 대로 다음 달 중순쯤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정치권에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당대표 출사표를 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을 겨냥해 "방탄용 출마와 사법 리스크란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며 "정치보복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 정권에 약점 잡히지 않고, 결연히 싸워나갈 수 있는 민주당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이 의원이 경기지사 재임 시기인 2018년부터 배우자 김 씨가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지난 4월 경기도청 등을, 6월엔 법인카드 사용처로 추정되는 수도권 지역 식당 129곳을 압수 수색을 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성남과 수원에 있는 백숙 전문점과 중식당, 초밥집 등 음식점이 대부분으로 경찰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카드 유용을 폭로한 7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약 7개월간 "상황에 따라 일주일에 한두 번 법인카드를 썼고, 1회에 무조건 12만원을 채우는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녹취록에 따르면 5급 공무원 배 모 씨는 "내가 그 카드깡 했을 때 그게 20만원 넘은 적이 없어, 그 집에서. 안심은 비싸니까 등심으로 한 10인분 하면 얼만지 물어봐. 기름 제일 없는 쪽으로"라며 금액을 12만원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정육식당뿐 아니라 일식, 중식 등 단골 음식점서 '12만원씩' 반복적으로 카드 결제가 이뤄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