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원 구성 협상 난항으로 국회가 50일 넘게 ‘개점 휴업’ 상태인 가운데 여권에서 세비를 자진 반납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까지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어서 국민께 참으로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며 “국민께 송구한 마음으로 세비를 반납하려고 한다”고 적었다.
조 의원은 “경제위기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50일이 넘는 국회 장기 파행으로 인해 민생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국민의힘)에서 (세비 반납에) 공감하는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은 동료 의원 및 당 지도부와 상의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21대 후반기 국회는 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로 사실상 50일 넘게 멈춰서 있다. 협상 초기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다투다 지금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행정안전위원회 배분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과방위는 KBS MBC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다루고, 행안위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논란과 관련이 깊어서 여야가 위원장 자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임위가 아직 꾸려지지 않은 탓에 유류세 인하 확대 등의 경제·민생 법안도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 없이 세비만 챙긴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원 구성을 못 한 ‘유령 국회’를 자성하는 의미로 하루 기준 42만원에 달하는 의원 세비를 반납하자고 제안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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