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의 자회사인 미국 마티카바이오가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통해 2030년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통해 세계 5위로 도약할 계획이다. 500리터 규모인 생산시설을 최대 2000리터까지 늘릴 수 있는 추가 시설도 확보했다.
송윤정 마티카 대표는 21일 경기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며 "50여개 기업과 CDMO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티카는 3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사업을 하는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다. 지난 5월 미국시설을 준공했고 시설 준공 한 달 만에 수주 계약 소식을 전했다.
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은 매년 20% 넘게 성장해 2030년 25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평가다. 송 대표는 마티카를 이런 글로벌 시장에서 5%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국내외 기업들의 CDMO 문의는 잇따르고 있다. 송 대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은 개발 및 제조 공정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고객 요구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마티카 바이오의 CDMO 시설은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다양한 문의가 오고 있다"며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 모델도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마티카는 텍사스 A&M 대, 싸토리우스 등과 손을 잡으면서 사업 초기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관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송 대표는 "플라스미드DNA나 플라스미드DNA 외에 다른 유전자 운반 기술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 한 곳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엔 경제 상황 때문에 국내 신약 개발 기업들도 단순 수주보다는 전략적으로 물질을 공동개발하는 제안도 하고 있다"고 했다. 단순한 CDMO 사업을 넘어 다양한 협력이나 신약 개발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마티카는 CDMO 시설 증축을 위해 6600㎡ 규모 공간을 추가 확보했다. 현재 500리터 정도인 생산 시설을 2024년께 최대 2000리터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티카가 주사업 대상으로 삼은 모달리티는 바이러스 벡터(운반체)다. 기술 변화에 따라 다양한 모달리티를 도입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바이러스벡터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통해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바이러스벡터 뿐 아니라 세포치료를 위한 부수재료, 플라스미드DNA 등으로 넓혀 종합 선물세트처럼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마티카 시설 등에 투입된 자금은 5000만달러 정도다.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는 "세포 유전자 시장에선 매출이 1000억원 정도가 되면 퀀텀점프할 기회가 있는 회사로 여긴다"며 "단기적 목표는 이른 시일 안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차바이오텍은 2년 뒤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세포유전자바이오뱅크(CGB)를 열 계획이다. 마티카를 통해 쌓은 경험 등을 바탕으로 CGB를 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바이러스벡터, 플라스미드 DNA를 동시에 생산하는 글로벌 생산 허브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날 차바이오텍은 '2022 GLOBAL CELL & GENE DAY'도 진행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 글로벌 시장 트렌드와 투자 추이 등을 공유하고 기업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바이오 기업 CEO와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