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을 둘러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5일 오찬 회동을 통해 불화설이 진화된 것으로 보였던 두 의원 간의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18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권 대행을 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 "국민들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강릉 지인 아들의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해 사적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권 대행이 자신이 추천한 인사라면서 '장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등 언급하자 이에 직격한 것이다.
장 의원의 입장에 대해 권 대행은 즉각 "장 의원의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며 몸을 낮췄다.
장 의원의 이날 공개저격은 보수진영 내에서도 권 대행의 일부 해명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권 대행의 해명이 2030 세대들의 '공정 감수성'을 건드리면서 자칫 역풍을 초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국정운영 동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친윤계 핵심이자 나란히 개국공신인 두 사람은 당장 이 대표 징계로 촉발된 차기 당권 경쟁 구도를 놓고도 입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행은 직무대행 체제를 공고히 한 뒤 비대위 전환 경로를 밟거나 직무대행 체제 6개월을 지속하려 하지만,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경쟁 구도를 조기에 끝내자는 입장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