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시그널' 출연 이력이 있는 현직 프로파일러가 성범죄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제보자 A 씨가 라디오에 출연해 심경을 밝혔다.
A 씨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설명하기에 앞서 프로파일러인 B 경위가 학회 내 영향력이 어땠는지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B 경위는 회사로 따지면 사장이나 대표를 넘어 회장급이었고, 종교 단체로 따지면 목사나 신부도 아닌 하나님, 그 자체로 사실은 신으로 군림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2019년 12월께 지인을 통해 B 경위를 알게 됐다. (B 경위가) 여러 시사 프로그램과 방송에 나온 것을 보여주면서 소개해 그분에 대한 신뢰가 갔다. B 경위 권유로 2020년 5월부터 1년간 학회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최면 일인자라서 그런지 세뇌와 그루밍에 굉장히 능했다"며 "사실 대한민국에서 가스라이팅으로 국가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가스라이팅이 굉장히 심했다"고 전했다.
A 씨는 "(회원에게) 살이 쪘다며 허벅지나 팔, 허리나 옆구리를 꼬집는 것은 예사"라며 "사무실에 모였을 때 피해자를 방으로 불러 껴안거나 가슴을 만지려고 했다. 드라이브를 가자고 불러 자신의 차에서 손을 잡고 있다거나 강제로 입맞춤하는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학회에서 B 경위가 MT나 워크숍을 가자고 해놓고는 학회원들을 모텔로 여러 차례 불렀다"며 "최면 실습을 하겠다는 명목이었다. 실질적으로 제대로 교육이나 실습을 한 적은 없고 막상 모텔로 가면 본인은 술은 거의 안 마시는데 제자들에게는 고문하듯 술을 잔뜩 먹이는 일만 빈번하게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제보 이유에 대해 "더 이상 우리 같은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북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B 경위는 여성 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피해 여성들은 B 경위가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차량, 사무실 등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 경위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겸직 금지 의무 위반으로 감찰 조사를 받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B 경위가 관련 의혹에 대해 소명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B 경위는 연차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변호사 선임 후 피해 사실을 정리해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만큼 고소장이 접수되는 대로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