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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골프 인생 마지막 퍼즐 '에비앙'…꼭 우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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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생인 박인비는 어느덧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최고참’이 됐다. 현역으로 뛰는 선수 가운데 그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지은희(36)뿐이다. 서른 살이 되면 은퇴를 고민하는 다른 여자 국내 프로선수들과 달리 박인비는 서른을 훌쩍 넘긴 지금도 대회가 열릴 때마다 우승 후보로 지목된다. 올 들어 12개 대회에 나와 아홉 번 커트 통과했고, 그중 세 번 ‘톱10’에 드는 등 여전히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만난 박인비는 스스로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올 들어 특별히 못 한 건 없지만, 특별히 잘한 것도 없다”면서. 그는 “우승할 정도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드라이버 비거리도 줄고 퍼트도 무뎌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드라이버 거리는 한창때인 2016년 평균 250야드에 비해 10야드가량 줄었다. 그나마 2020년 평균 237.43야드에서 올해 241.94야드로 끌어올렸지만, LPGA투어 랭킹 155위에 머물렀다. LPGA투어 평균이 257.14야드인 점을 감안하면 세컨드 샷을 한두 클럽 길게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전매특허인 퍼트도 옛날만 못하다. 지난해 투어 전체 2위(1.72타)였던 그의 그린 적중 시 퍼팅 수(putts per GIR)는 올해 31위(1.79타)로 떨어졌다. 평균 퍼팅 수도 29.40타(17위)로 지난해 28.71타(1위)보다 크게 늘었다.

박인비의 해법은 비거리는 포기하되 퍼팅을 다시 날카롭게 벼리는 것이다.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리조트GC에서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이런 경기 운영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박인비가 유일하게 우승 못한 메이저대회다. 박인비는 2012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그때는 메이저대회가 아니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3년 다섯 번째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다.

LPGA투어는 에비앙과 셰브런 챔피언십, US여자오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AIG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등 5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걸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부르기로 했는데, 아직 이를 달성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메이저로 승격한 뒤의 에비앙을 뺀 나머지 4개 대회를 제패한 박인비는 이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LPGA투어에서 거둔 21승 중 7승이 메이저대회였다.

박인비는 “그동안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꼭 달성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하도 얘기를 하니 얼마 전부터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며 “올해 대회에서 ‘마지막 퍼즐’을 맞춰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에비앙을 잡기 위해 3주간 휴식을 취하는 등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에비앙리조트GC는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뒤 전장을 늘리고 그린도 더 복잡하게 구겼다. 올해 코스 전장은 6527야드로 지난해와 같지만, 코스 레이아웃 등이 바뀌면서 작년보다 길어진 느낌을 받을 것으로 투어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박인비는 “푹 쉬면서 퍼팅 감각을 예전처럼 날카롭게 벼리는 데 초점을 맞춰 훈련하고 있다”며 “(늘릴 수 없는 비거리처럼) 포기할 건 포기하고, 잘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에비앙리조트GC는 그린 경사를 읽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올해도 퍼팅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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